지난 19일 경기 안산시 시화호 공사장에 추락한 경비행기는 체코산 TL스팅 100마력 2인승으로 항공청에 등록신고가 안된 무등록 비행기로 밝혀졌다.

'초경량비행장치'는 항공법 23조에 의해 공허중량(MT 웨이트) 250㎏ 미만으로 엔진은 52마력, 65마력, 80마력의 비행장치를 일컫지만 사고 발생 비행기는 이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보인다.

19일 오후 6시50분께 경기 안산시 단원구 목내동 시화멀티 테크노밸리(MTV) 건설현장 5공구 지역에 2인승 경비행기 1대가 추락해 조종사 문모씨(37)가 그자리에서 숨졌다.

경찰에 따르면 숨진 문씨는 이날 오후 5시10분께 화성시 신외리 S항공에서 이륙한 뒤 시화호 상공을 비행하던 중 이륙 1시간 30분만에 추락했다. 추락당시 화재가 발생해 이로 인해 숨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편 경찰과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반은 20일 오전 현장에서 정확한 사고원인을 밝히기 위해 조사를 벌인결과 저공비행을 하다 프로펠러가 땅에 부딪혀 사고가 난 것으로 잠정 추정하고 있다.

시화호에서 경비행기 추락사고는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해 8월 10일 대부동 시화간척치 쌀섬 염전마을 갈대밭에서 이번에 사고가 난 같은 기종이 추락해 기체가 폭발하면서 조종사 최모씨(46)와 동승했던 김모씨(51) 등 2명이 그자리에서 숨졌다.

같은해 7월에도 공주시 우성면 공주경비행장 활주로에서 이륙하던 경비행기가 추락해 조종사 이모씨(51)가 중상을 입었고 4월에도 경북 영덕군에서 경비행기가 엔진고장을 일으켜 골프장에 불시착하는 사고가 발생하는 등 2000년부터 30여건, 10여명이 사망했다.

현행법상 경비행기 소유자는 국토부 항공안전본부에 비행기 등록 신고를 하게 돼 있다. 조종사 자격증 발급시험과 비행안전검사도 2004년부터 교통안전공단에서 담당하고 있다.

현재 서울지방항공청과 부산지방항공청에 등록된 경비행기장치는 250대 가량. 1년에 1차례 정기검사를 받게 돼 있다. 하지만 이같은 사고가 빈발하는 것은 상당수 경비행기가 엔진용량초과 등 법적 기준을 갖추지 못해 안전검사를 받지 못한 비행기가 상당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내에서 경기행기 조종을 즐기는 사람들은 약 50만명으로 추정하고 있다. 조종면허는 만14세 이상으로 20시간 이상 조종교육을 받으면 누구나 면허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경비행기는 정확히 '경비행장치'로 불리며 국내에 운항중인 비행기는 대부분 이탈리아제 빙고, 프랑스제 엑스에어, 체코제 TL 스팅 등으로 가격은 대당 최소 3000만원에서 2억여원 가량에 수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화성 송산과 안산일대에는 경비행기 조종체험과 교육하는 동호회 클럽 5~6곳이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들은 정식 활주로를 확보한 것이 아니라 불법시설로 운영되고 있어 제도적 정비가 시급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임덕철기자 ultra@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