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이 '아시아 물류 허브'를 꿈꾼다. 서울시·인천시·경기도가 한강과 인천 앞바다를 잇는 경인운하를 2012년까지 완공하는 데 힘을 모으기로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안상수 인천시장,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11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경인운하 연계사업의 상호협력을 위한 공동협약'을 체결했다. 3개 시·도는 경인운하 관련 사업을 최대한 원활하고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공동연구·정보공유·홍보 등에 협력할 예정이다. 경인운하와 관련된 국책사업과 기타 사업에 대해서도 상호 협의를 하게 된다.

경인운하는 서울 강서구에서 경기도 김포·부천시를 거쳐 인천시로 이어지는 굴포천 18㎞에 수로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굴포천 유역의 상습적인 수해를 예방하기 위해 1992년 굴포천 물을 서해로 빼는 방수로사업을 확대하기로 하면서 시작됐다.

건설비 2조2458억원… 한국판 뉴딜?

오는 6월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가는 경인운하는 2011년 12월 완공될 예정이다. 경인운하 공식 홈페이지에 따르면 굴포천방수로 건설에는 5849억원, 경인운하 건설에는 2조2458억원이 들어간다.

3개 시·도는 경인운하 사업이 경제불황을 극복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한국판 뉴딜'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경인운하 일대가 영국 런던의 도클랜드, 독일 하펜시티처럼 수변(水邊)지역 개발을 통해 관광객과 기업유치에 성공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의문이 제기돼 온 경인운하 수익성에 대해 안 시장은 "낙후 지역이 주택·관광·레저·상업 지역으로 개발되는 효과가 있고 물류 기능이 강화돼 4000t급 선박이 인천에서 서울로 오가게 되면 10t급 트럭 400대가 한번에 움직이는 효과를 낸다"고 경제적 효과를 설명했다.
3개 시·도 특색 살려 개발

오 시장은 "경인운하가 조기 착수 덕에 그동안 추진해온 '한강 르네상스 프로젝트'가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경인운하에서 용산·여의도까지 15㎞ 구간의 항로를 개설하고, 여의도·용산에는 국제여객터미널을 갖출 계획이다. 한강과 서해안, 나아가 중국과 직접 연결되는 교통로를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오 시장은 경인운하 사업에 맞춰 마곡 워터프런트(79만1000㎡)와 용산 국제업무지구(56만6000㎡) 개발사업을 시행해 한강을 경제·문화의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경기도는 운하 건설을 통해 상습 수해 발생을 해소한다는 기본 목적을 달성하면서 국내외 물류망 거점으로 거듭난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도는 김포와 이산포에 여객터미널 등을 조성하고 서해안 일대에 약 1억평의 대(對)중국 국가전략 복합특구를 조성할 예정이다. 또 한강변 도로를 10차로 이상으로 확충해 김포와 개성 간의 고속화도로를 만들고, 한강하구에는 남북 공동번영지구를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014년 아시안게임을 유치하는 인천시는 경인운하 사업을 통한 여가활동 중심지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 경인운하 인근 지역에 골프·수영·승마 등 아시안게임경기장을 만들고, 수도권 지역 주민들이 운하를 이용해 경기장을 편리하게 방문할 수 있는 교통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시는 운하가 지나가는 주변지역에 휴양형 주거단지와 수목원·체육공원·레저·수상스포츠전문상가를 만들어 바다체험 연계코스로 개발할 계획이다.

"국고낭비·환경파괴" 반대 여전

이날 같은 시각, 3개 시·도 기자회견이 열린 프레스센터 밖에서는 '경인운하 반대'기자회견이 열렸다. 경기운하백지화 수도권공동대책위원회 회원들은 "경인운하에 제기되는 문제들을 제대로 해명해야 한다"며 "국고 낭비와 환경파괴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이날 '경인운하가 대운하의 시작점이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김 지사는 "경인운하는 이명박 대통령이 대운하를 구상하기 훨씬 전인 15년 전부터 상습수해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논의돼 왔다"고 일축했다.
입력 : 2009.02.11 2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