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10-06

모터스포츠의 월드컵 '2008 A1GP'의 올 시즌 첫 경기에서 한국 대표팀이 7위를 차지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A1팀코리아는 5일 네덜란드 잔트포르트(Zandvoort)열린 장거리 경주인 '피쳐 레이스(Feature Race)'에서 1시간 12분 28초의 기록으로 7위를 차지, 종합 8위의 성적을 거뒀다고 6일 밝혔다.

7위에 머물렀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팬들과 대표 팀 등 관계자들은 크게 고무된 표정이다. 세계 다른 팀들은 포뮬러 머신을 이용한 다양한 경주에 익숙하지만, 한국팀은 이번이 포뮬러 머신을 이용한 세계 경주 첫 출전이기 때문이다.특히 이번 대회에 새로 제공된 페라리 머신은 미리 다뤄볼 시간적 여유가 부족했고 포뮬러 경주 경험이 거의 없는 황진우 선수가 대회를 완주하는 것 자체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출발순서를 정하는 퀄리파이랩(Qualify Lap)에서 총 21바퀴 중 불과 4바퀴를 채 못채우고 차량이 스핀해 기권하게 되자, 완주를 못할것이라는 불안감이 현실이 되는 듯 했다.그러나 경기 당일 보기 드문 폭우와 강풍으로 인해 많은 팀이 스핀이나 충돌을 하는 등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안정적인 경기 운영 전략을 선택한 A1팀코리아가 선전하게 된 것이다. 경기의 막바지까지 우리보다 앞서 달리던 중국팀과 레바논팀은 불과 몇바퀴를 남겨놓고 서로 추돌해 두 경주차가 모두 반파되는 사고를 겪었지만, 운전자는 무사했다. 출전한 17개팀중 이들을 포함한 8개팀이 기권해 총 9개팀이 완주를 했다. 전통적인 강호인 멕시코와 영국팀은 새 차량을 받은지 얼마 안돼 안전 테스트를 끝내지 못했다는 이유로 출전을 포기했다.

A1GP 경기는 오전 스프린트 레이스(단거리 경주)와 오후 피쳐레이스(장거리 경주)로 이뤄진다. 오후에 열린 피쳐레이스에서 황진우 선수는 총 17개 출전팀 중 최하위로 출발했음에도 불구, 1시간 12분 동안 안정된 경기를 운영해 8계단을 뛰어올라 7위에 올라섰다.

이번 대회가 열린 잔트포르트 서킷은 굽은 길이 많은 '테크니컬 코스'로 총 4.63km의 길이에 36바퀴를 도는 경기로 주행거리는 약 167km에 달한다. 한국팀의 경우 험한 빗길을 평균 시속 150km 가량의 속도로 달린 셈이다.

경기를 마친 황진우 선수는 "A1그랑프리 첫 출전에서 7위를 거두다니 말할 수 없이 기쁘다"며 "다음 달 열리는 중국 청두 경주에서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이 경기에서 우승을 차지한 프랑스는 20만달러(약 2억5300만원)의 상금을 차지했다.오전에 열린 '스프린트 레이스'에서는 'A1팀 말레이시아'가 19분 44초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고, 오후에 열린 '피쳐 레이스'에서는 'A1팀 프랑스'가 1시간 11분 58초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한 것. 스프린트 레이스 1위(10점)에 이어 피처 레이스 2위(12점)를 한 말레이시아가 포인트 합계 22점으로 프랑스와 동률을 이뤘다. 한국팀은 불과 4점으로 사실상 선두와 큰 차이가 있다.말레이시아, 프랑스에 이어 뉴질랜드, 네덜란드, 호주, 모나코, 스위스가 종합 3∼7위에 랭크됐고 중국은 13위를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