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저스포츠 진흥 정책 수립하자 | 헤럴드미디어 2007-05-05 


 

 


  (헤럴드미디어-서병기 대중문화전문기자 wp@heraldm.com) 레저스포츠라는 말이 한국에서 통용된지는 꽤 오래됐다. 줄여서 한국식 영어인 레포츠로도 사용된다. 레저스포츠의 사전적 정의는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여가시간에 자발적으로 행해지는 신체적, 정신적 활동이다.


  예를 들면, 산악자전거 번지점프 서바이벌게임 자동차경주 인라인스케이팅 수상스키 래프팅 스포츠피싱 패러글라이딩 초경량항공기 스카이다이빙 열기구 등이 해당된다.


  주5일근무제의 확대 실시로 여가시간이 늘어나면 인간은 스포츠나 레저스포츠 활동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자신의 적성에 맞는 스포츠나 레저스포츠를 잘만 활용한다면 신체적 건강도 지키며 일에서 생긴 스트레스도 해소해 심리적 안정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레저스포츠는 일반 스포츠와 달리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정책과 안전기준 같은 정부 차원의 육성체계가 미약해 레저스포츠 관련 산업이 발전하지 못하고 국민들은 질높은 레저스포츠를 향유하지 못하고 있다.


  스포츠나 생활체육(사회체육) 시설업으로 지정되면 관련법이 있어 세제혜택 등 많은 배려와 함께 감시감독이 이뤄진다. 하지만 레저스포츠업은 일반서비스업체로 분류된다. 세제 혜택면에서 레저스포츠업은 노래방과 다를 바가 없다.

  한국에서 스포츠와 생활체육에 관한 정책이 그런대로 수립될 수 있었던 것은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을 거쳤기 때문이다. 두 개의 거대한 국제적 스포츠 이벤트를 준비하면서 엘리트 스포츠의 기틀을 잡았고, 행사가 끝나면서는 '이제는 생활체육'이라며 정책 방향을 유도했다.


  스포츠와 생활체육에 향하던 사회적 호들갑과는 대조적으로 레저스포츠에 대한 인식은 전무했다고 하는게 나을 것 같다. 레저스포츠는 사고가 나면 그 지역의 지차체 공무원이 달려오는 게 레저스포츠에 대한 인식의 수준이었다.


  레저스포츠업에 종사하던 사람들은 7~8년전부터 국회와 문화관광부에 레저스포츠진흥법 제정과 지원감독기구 설치의 필요성을 역설해왔다. 하지만 당시 문화관광부에서 레저스포츠업의 현황과 운영 방향에 대한 조사를 할 때도 '레저스포츠'라는 단어를 쓰지 못하고 '뉴 스포츠'라고 표기했을 정도로 레저스포츠에 대한 인식은 미미했다.


  우리는 주5일 근무제를 논의할 때 '여가 성공'을 전제로 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여가 실패' 케이스도 많다. 패러글라이딩에 몰입했으나 만족도가 적거나 부부관계가 악화됐다면 여가실패며 사고로 크게 다친다면 더 큰 여가실패다. 이는 레저스포츠에 대한 정책 지원이 절실한 이유이기도 하다.


  대체적으로 경제선진국과 레저스포츠 선진국은 일치한다. 이들 나라들은 레저를 안전하게 즐기면서 일과 삶을 조화시킨다. 레저스포츠종목중에는 모험 성격을 띤 것들이 많기 때문에 전문인력 양성과 안전기준 마련은 필수적이다.


  하지만 우리는 레저스포츠 사고가 빈발하며, 인명 사고가 나면 해당 레포츠 종목은 뿌리째 흔들린다. 뒤늦었지만 지난 4월 사단법인으로 발족한 대한레저스포츠협의회가 레저스포츠를 진흥하기 위한 베이스캠프가 되길 바란다.